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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취업 직장에서 만난 사람들 브라질 출신 마루시오 씨

일본생활

by 카바제로 2021. 12. 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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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재 일본의 요도바시 카메라라는 일본에서 빅카메라와 함께 대표적인 가전 판매점에 모니터, PC 코너에서 일하는 한국인 판매원이다. 그리고 매일 같은 자리에서 같은 사람들과 함께 서로 도우며 일을 하고 있으며, 일본인들만이 아닌 애플 판매원으로 근무하는 나와 같은 한국인 1명과 중국, 인도, 필리핀 등 다양한 국적의 판매원들과 같이 동고동락하면서 일하고 있다.

일본 요도바시 카메라의 판매원 일은 솔직히 그렇게 힘들지 않다. 물론 어느 정도의 실적은 유지해야 하지만 다행히도 나는 항상 실적을 상회하는 수준의 판매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에 대한 부담감은 덜한 편이다. 그렇게 평소와 다르게 일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항상 옆 코너의 NEC 노트북 대리점에서 일하고 있는 마루시오라는 분이 이런 질문을 걸어오셨다.

"키무(김)라는 성씨는 한자로 어떻게 표기하나요?"

일반적인 일본인이라면 키무(김)라고 적혀져 있는 내 명찰을 보고 한국인이라는 것을 바로 알고 성씨로 사용하는 한자도 쇠 금(金)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 걸까? 정말로 잘 몰라서 물어보시는 건가?라는 생각에 일단은 쇠 금자를 성씨로 하고 발음을 키무라고 읽는다고 설명을 하니 "일본에 쇠 금자를 그렇게 발음하는 경우도 있군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때부터 나는 음? 뭔가 전혀 일반적이지 않은 대답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국에서 가장 많은 성 씨이다 보니 개인적으로 항상 다른 성 씨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ㅎㅎ"라고 답하니 갑자기 마루시오 씨가 깜짝 놀라면서 "응? 한국 사람이었어요? 일본인이 아니고?". " 네 저는 한국인이고 취업비자를 받고 현재 일본에서 일하는 중입니다."

마루시오 씨는 내 일본어를 듣고 내가 일본인인 줄 알았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은 브라질에서 태어난 브라질 사람이며 자신의 모국어는 포르투갈어라는 말을 덧붙였다. 나는 오히려 그 말을 듣고 놀랐다. 왜냐하면 마루시오 씨는 일본어가 조금 어눌하긴 해도 외관으로 보면 일반적인 일본의 40대 아저씨이기 때문에 나 또한 마루시오 씨가 일본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1908년부터 브라질로 이민을 간 일명 일본계 브라질인이 지금도 상당히 많이 있다고 한다. 마루시오 씨는 스스로 그들의 후손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자신의 정체성은 당연하게도 일본인보단 브라질인에 더 가깝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으로도 2번이나 여행을 가 본 적이 있으며 당시 기억이 너무 좋았다고 하며 다시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면 가장 먼저 다시 방문하고 싶은 국가가 한국이라고 말해주어서 한국인의 입장으로서 상당히 뿌듯하고 기뻤다. 그렇게 약 4개월 동안 서로가 서로를 일본인이라고 알고 있었던 마루시오 씨와 나는 일본에서 일하는 외국인이라는 동질감으로 인해 급격히 친해졌고 근무 중에도 여러 잡담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마루시오 씨는 현재 일본어 능력 시험 N1을 따기 위해 매일 일이 끝난 뒤에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일본어가 충분한 수준이라고 생각이 듦에도 불구하고 항상 노력하시는 마루시오 씨를 보며 나 또한 항상 좋은 자극을 받고 있다.

참고로 일본 요도바시 카메라에서 일하면서 포르투갈어가 모국어인 포르투갈인이나 브라질인을 만난 적이 있냐고 물어보니 정말 가끔 있다고 한다. 그리고 포르투갈어와 스페인어는 매우 닮아 있어서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외국인 손님들이 오면 마루시오 씨가 담당한다고 한다.

아무튼 그렇게 브라질 출신인 마루시오 씨와 나는 절친이 되었고 덕분에 직장 생활을 더욱 즐겁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도 마루시오 씨에게 브라질에 관련된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게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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