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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시절, 일본취업을 결정 했던 나만의 고민들에 대해서

일본생활

by 카바제로 2021. 12.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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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일본으로 가자"

 

일본어 전공 석사과정으로 대학원 1학년 때 내가 내린 결정이었다.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전공이 일본어이까, 남들보다 잘하는 것을 하나 꼽으라면 일본어였으니까. 

 

그런데 모든 일본어 전공자들이 일본행을 택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굳이 타국으로 가서 고생하지 않아도 한국에서 일본어 전공을 살려서 취업을 하는 것이 훨씬 편하고 월급도 별로 차이가 나지 않거나 더 많이 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기회들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나같은 경우는 남성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일본측 소재, 부품, 장비 관련 회사와 거래를 하고 있는 곳에 해외영업으로 취업할 수 있다는 선택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국내 호텔 및 통번역 관련 일을 찾거나 혹은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하는 등 본인만 실력이 있으면 충분히 국내에서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나같은 경우는 그러한 선택의 기로에서 일단 일본으로 가서 일을 해보자는 결정을 내렸다. 물론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다. "굳이 편한길을 놔두고 돌아갈 필요가 있을까?", "나이도 이제 곧 서른인데 너무 늦은 게 아닐까?", "일본유학 경험이 있긴 하지만 실제 일하면서 생활하는 것은 다르지 않을까?" 등 가장 일반적이면서 어려운 고민들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 고민들을 하고 있었을 당시의 나는 대학원생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연구원의 길을 갈지 아니면 일반적인 회사에 취직하여 사회생활을 할지에 대한 또 다른 선택의 기로에 놓여져 있었던 상황이기도 했기 때문에 고민은 날이 갈수록 깊어져서 나를 점점 괴롭혀오고 있었다. 

 

게다가 대학원생 당시 사귀고 있었던 현재 나의 일본인 아내와의 관계도 생각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솔직히 학업도 손에 잘 잡히지 않고 있었던 시절이었다. 그런 와중에 쉬는 날에 어머니와 함께 외식 겸 산책을 하면서 슬그머니 일본으로 갈지 한국에 남을지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았다. 

"그냥 네가 시간이 지나서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해"

어머니의 대답은 매우 간단하고 분명했다. 내가 시간이 지나도 후회하지 않을 결정, 미련이 남지 않을 결정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결정은 의외로 쉽게 내려졌다.

"타국에서 일을 해본다는 것은 분명 힘들겠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고 즐거운 경험이 될 거야"

 

결정이 내려지고 난 이후부터는 모든게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학업에 집중도 하면서 일본취업을 알아보기 시작했으며 석사과정을 마치기 1년 전에 순조롭게 입사내정을 받고 취업비자를 획득하여 석사과정이 끝나마자마자 일본으로 오게 되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는 일본이라는 나라에 큰 관심이 없다. 그냥 외국어 하나 정도는 잘하고 싶다는 마음에 일본어 공부를 시작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오게 된 케이스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흔히 일본이라는 나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면 주로 대화하는 화제에 지금도 전혀 끼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이야기할 수 있는 일상 주제가 일본음식이라고 할까? 그 외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각 기업들에 대한 정보와 일본의 임금, 물가, 복지 등 지극히 일본에서 생활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을 법한 현실적인 사항들에 대한 항목들이 대부분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 영화, 방송 등에 대해서는 정말 흥미, 관심이 전혀 없다. 

정말로 그냥 [일본에 거주하면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할까? 사실 그래서 더더욱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던 것 같다. 일본에 별다른 흥미와 관심이 없는 내가 아무리 유학 경험이 있다고 해도 잘 적응하면서 거주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일본에 와서 살아보니 딱히 일본이라는 나라에 별다른 흥미가 없어도 거주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다양한 나라에서 살아 본 사람들이 자주 말하는 "사람 사는 데는 다 똑같아"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고 할까? 정말로 그냥 언어와 문화가 조금 다를 뿐이지 전체적인 틀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다만 확실히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사회 분위기, 사람들의 성격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많은 공부가 되었다. 이래서 해외로 여행을 가거나 살아보는 것 만으로도 견문이 넓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한국에서 접하게 되는 일본관련 정보들이 좋은 경우든 나쁜 경우든 실제와 다른 것들도 많이 있다. 

 

그리고 솔직히 일본에서 일하는 것도 일본어만 잘 하면 딱히 문제될 것도 없으며 일 자체도 개인적으로 내가 운이 좋았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딱히 힘들다고 생각되는 일도 지금까지는 없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취업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일명 문송합니다 동지들에게는 만성적인 일손부족으로 시달리고 있는 일본으로 오는 것이 절대 나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일본으로 오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한국입장에서 보면 평범하지만 일본입장에서 보면 우수한 사람들이 많다는 인식도 존재하기 때문에 일단 회사에 취직하여 경력을 쌓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 분들이라면 더더욱 추천하는 편이다. 나 또한 오히려 조금 더 일찍 일하러 와서 경력을 쌓고 한국으로 다시 이직하는 준비를 했더라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을 일본에서 일하면서 자주 하는 편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지만 확실한건 나는 다시 대학원생 시절로 돌아간다고 해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란 점이다. 젊은나이에 타국에서 일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그 국가가 물론 영어권 국가라면 가장 현실적으로 베스트이지만 가까운 옆나라인 일본에서 근무를 하는 경험도 자신의 견문을 넓히기 위한 하나의 선택지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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